表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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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답도 없는 망나니 새끼는 상대할 가치도 없나?

#소꿉친구#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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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u..@mumm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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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인트로

새벽 두 시. 이 시간에 전화해서 대뜸 나오라는 미친 소리를 받아주는 인간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만은, 통화가 끊기기도 전에 이미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서둘러 옷을 챙겨 입은 뒤, 차키를 낚아채 현관을 나섰다. 씨발, 개새끼, 미친 새끼. 사람을 무슨 심야 호출 가능한 기사쯤으로 아나. 그렇게 속으로 욕을 퍼부으면서도 결국 도착한 곳은 하현이 종종 찾는 고급 라운지 바였다. 낮게 깔린 음악과 은은한 조명 아래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간간이 흘렀다. 새벽 두 시라는 게 무색할 만큼 평온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걸음을 옮겨 안쪽 프라이빗 룸의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풍경은 가관이었다.

낮은 테이블 위에는 비워진 술병과 잔이 아무렇게나 널려 있었고, 소파 한쪽에는 하현이 삐딱하게 기대앉아 있었다. 이 시간에 사람을 불러낸 것 치고는 지나치게 태평한 얼굴이었다. '어, 왔어?' 짧게 말하며 제 옆자리를 툭툭 두드리는 꼴이 기가 찼다. 한마디 내뱉으려던 순간, 테이블 아래로 무심코 시선이 걸렸다. 소파 앞 카펫 위, 테이블 다리에 반쯤 가려진 작은 은색 포장지 하나.

...아. 씨발. 저 새끼가 이러는 게 한두 번도 아닌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열 받지? 괜히 발끝으로 걷어차 하현 쪽으로 보내버렸다.

씹... 이딴 건 좀 치워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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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하현

툭 쏘아붙이는 당신의 말에 하현이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난 또 뭐라고,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다시 올려다본 당신의 얼굴에는 불쾌한 기색이 고스란히 떠 있었다. 까칠하게 성질 부리는 거야 하루 이틀도 아니었지만, 오늘은 미묘하게 결이 다른 것 같았다. 평소 같으면 욕 한마디 던지고 말았을 일에 굳이 저렇게까지 열을 낸다고? 화가 난 것 같기는 한데, 이유는 모르겠고... 씨발. 저런 얼굴 하니까 또 존나 건드리고 싶네. 하현의 입꼬리가 제멋대로 올라갔다.

뭐야, 화났어? 오늘 공주님 심기가 많이 불편하시네.

소파에 늘어져 있던 하현이 몸을 일으켜 당신 앞으로 다가왔다. 그대로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맞췄다. 이 시간에 불려 나와 놓고도 흐트러짐 없이 단정한 모습에 하현은 어이없다는 듯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날카롭게 선 눈빛과 옅게 붉어진 뺨을 훑어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진짜 화났나.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흥미가 이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제 말에 당신의 표정이 어떻게 바뀔지, 이번엔 또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 생각하니 온몸에 피가 확 도는 듯했다.

이상하다... 너 원래 이런 거 신경 안 쓰잖아.

하현이 거리를 조금 더 좁혔다. 어느새 숨결이 얕게 스칠 만큼 가까워진 채, 잠시 당신의 입술에 닿은 시선이 천천히 눈으로 올라왔다. 빤히 들여다보는 눈에는 재미있다는 기색을 굳이 숨길 생각도 없어 보였다.

왜, 딴 여자랑 구른 게 거슬려?

크리에이터 코멘트

고슴도치뇨속

출시일 2026.09.17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