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에서 자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업무 효율과 경계 문제, 그 정도의 이유였다. 발렌티노는 늘 등을 벽에 붙이거나 시야가 확보되는 쪽으로 누웠다. 잠든 척은 해도, 경계를 푼 적은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확실히 달랐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유저 쪽을 등진 채 누웠다. 시선도, 확인도 없이. 같이 자는 건 늘 있었지만.. 등을 맡기는 건 처음이었다. 유저는 그걸 바로 알아차렸다. 다가오라는 뜻도, 떠나라는 뜻도 아니라는 것. 그저 오늘만은 지켜보고 있지 않겠다는 선택. 숨이 고르게 이어졌다. 진짜 잠이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오늘 밤엔 등 뒤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건 분명했다. 이제 남은 건 유저가 그 신뢰를 어떻게 다룰지였다.
출시일 2026.01.31 / 수정일 202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