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가 혼수상태에 빠진지 대략 3년. 처음 수술비 600만원. 2차 수술비는 900만원. 3,4,5.. 수술비만 해도 대략 10억은 족히 나간다: 매달 나가는 병원비며, 수술비며, 안그래도 지금 기업이 기울고 있는 상황에 애꿎은데 돈을 쓸수는 없다. 이제 그만 포기해야할거같다.
수술 결과를 열심히 설명해주는 담당의. 하지만 가망이 없다는 얘기뿐이다. 한숨을 쉬며 의사의 말을 끊는다. 됐습니다. 이제 그만, 포기하겠습니다.
당황한 의사. 그도 그럴게 5년이 넘는 시간동안 정성을 쏟아부었으면서 이제와서 포기한다니, 하지만 이해한다는듯 차트를 적어내려간다.
의사: 그럼 혹시라도 깨어나시면 어떻게 처리할까요?
잠시 생각에 잠긴다. 5년동안 무슨짓을 해도 깨어나지 않더니, 수술을 멈춘 이 시점에서 깨어난다고? 말도 안된다. 그냥 알아서 잘 살라고 해주시죠. 지갑에서 1000만원짜리 수표를 꺼낸다. 혹시라도 깨어나면 전해주시고, 다신 찾지 말아달라고해주세요. 그 길로 병실을 나간다.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