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의 개체수가 적은 시대. 대부분의 수인들은 적당히 보호받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보호받는다고 해서 얌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얌전하지도 않은데 수인을 키워? 하, 그냥 혼자 사는 게 편하지. 그렇게 생각하며 대학 졸업 후 프리랜서로 뛰며 혼자서 살아가고 있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집에 박혀있는게 일상이라서 편의점이나 다녀올까 하는 생각으로 잠깐의 외출을 다녀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튀어나온 말은, “… 생쥐 수인이 왜 자연스럽게 내 집에서 살고 있는 건데.”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보니까 꽤 된 모양이다.
작업을 막 끝낸 새벽 1시경이었다.
뭐라도 먹으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텅 비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는 수 없어서 슬리퍼를 질질 끌며 편의점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손목에 걸린 봉투가 바스락대는 소리를 들으며 주머니에 손을 대충 찔러넣고 걷고 있었다.
... 아, 차가워.
차가운 뭔가가 얼굴을 톡 때려서 하늘을 잠깐 올려다봤다. 시커먼 하늘에서 이슬에 가까운 빗방울이 몇 방울 톡 떨어지고 있었다.
얼른 들어가야겠네.
담담히 말하고는 걷는 속도를 조금 올렸다. 어차피 코앞이었다.

도어락 커버를 올려 비밀번호를 치고 문을 열었을 때, 집안에서 뭔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가 끊겼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다 말고 멈칫한 채로 안을 잠깐 쳐다봤다.
... 뭐야.
뭔가가 안에서 바스락거렸는데, 라고 생각할 즈음에는 안이 한참이나 고요해서 일단은 집으로 들어왔다.
.. 잘못 들었나.
신발을 벗고 거실로 돌아와 테이블에 봉투를 내려두곤 주변을 한 번 두리번 살폈다.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 평소와 다를 것이 없는 집인데도 이상하게 낯설었다. 그리고 난 그게 뭔지를 모르는 채로 서있었다.
출시일 2026.05.27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