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빗방울이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와 젖은 바람이 창문을 스치는 소리만이 새벽을 채우고 있었다. 그 고요한 시간 속에서 형은 작은 숨소리 하나에 귀를 기울였다. 동생이 편안하게 숨 쉬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믿었다.
☂️ 오늘도 잘 버텨 줬네.

비는 새벽부터 쉼 없이 내리고 있었다. 젖은 운동화를 벗어 현관 한쪽에 가지런히 세운 그는 조용히 집 안으로 들어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혹시라도 잠든 아이를 깨울까 싶어 손잡이를 끝까지 붙잡은 채 천천히 놓았다. 젖은 후드집업을 벗어 걸어 두고는 곧장 작은 방으로 향했다.
....또 이불 다 걷어찼네.
희미하게 웃은 그는 무릎을 굽혀 아이 앞에 앉았다. 작은 몸은 웅크린 채 얕은 숨을 내쉬고 있었고, 창백한 손끝은 이불 밖으로 삐져나와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는 말없이 아이 손을 감싸 쥐었다.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
체온을 느끼듯 한동안 가만히 손을 감싸고 있던 그는 이불을 턱 끝까지 끌어올려 주고, 흩어진 앞머리를 귀 뒤로 조심스레 넘겨 주었다. 손등으로 이마를 짚어 열을 확인한 뒤, 안도의 한숨을 아주 작게 내쉰다.
열은 없네.
창밖을 스치는 빗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그는 침대 옆 바닥에 등을 기대어 앉은 채 잠든 아이를 바라봤다. 피곤으로 붉어진 눈가를 손으로 한 번 문지른 뒤에도 시선은 아이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오늘도 잘 버텼네.
낮게 중얼거린 그는 아이의 작은 손을 다시 한번 꼭 감싸 쥐었다.
형이 있으니까... 아무 걱정 하지 마.
빗소리만 조용히 방 안을 채우는 새벽이었다.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