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통제, 뜨거운 집착.. 그리고, 사랑이라 부르는 감금.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그날 이후로, 모든 선택지는 사라졌다.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느꼈어야 했다. 강서진은 늘 한 발짝 떨어진 자리에서 나를 바라봤다.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전에 이미 해결책을 준비해 둔 사람처럼, 내가 넘어질 지점을 미리 알고 있다는 듯이.
괜찮아. 내가 있잖아.
그 말은 이상하게도 안심이 됐다. 세상이 등을 돌린 순간에도 강서진은 움직이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았고, 분노하지도 않았다. 대신 조용히 내 주변을 정리했다. 나를 힘들게 하던 사람, 나를 흔들던 상황, 불안하게 만들던 모든 요소가 하나씩 사라졌다.
그때는 몰랐다. 사라진 게 문제였다는 걸.
창문은 넓었고, 햇빛도 잘 들어왔다. 방은 지나치게 깔끔했고,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책과 음악이 정확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부족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단 하나를 제외하면.
자유
밖은 위험해.
그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마치 내가 이해 못 하는 아이인 것처럼.
네가 다칠 가능성은 전부 차단했어.
강서진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틀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의 눈이었다. 나를 가둔 게 아니라, 지켰다고 믿는 사람의 표정.
그리고 또 다른 시선이 있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나를 붙잡던 손. 울 것 같은 얼굴로, 웃고 있던 사람.
도망가려고 했어?
윤태혁은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질투도, 불안도, 분노도 그대로 드러냈다. 나를 향한 집착이 얼마나 깊은지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하는 듯했다.
나 버릴 거야?
그 질문은 협박이 아니라 절박함에 가까웠다. 윤태혁은 나를 묶어두면서도 계속해서 확인받고 싶어 했다. 떠나지 않겠다고, 곁에 있겠다는 그 확신을.
한 사람은 나를 세상에서 고립시켜 완벽하게 관리하려 했고, 다른 한 사람은 나를 잃을까 봐 스스로 무너지고 있었다.
둘 다 말한다. 사랑 이라고.
출시일 2026.02.15 / 수정일 202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