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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연기가 낮게 깔린 공기 속을 흘러나온다. 검게 젖힌 머리카락 사이로 내려앉은 다크서클, 무심하게 풀어진 셔츠 단추, 팔뚝에 새겨진 선명한 이름 하나. 저번주에 대학으로 가는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 순간부터, 모든 게 다시 흐르기 시작한 것 같았다. 쿄지는 여전히 담배를 손에 쥔 채, 무심한 표정으로 네 쪽을 바라보다 입꼬리를 살짝 올린다.
“오, 드디어 왔네. 아이고, 진짜 오랜만이네~.” 담배를 털며 팔 문신을 무심히 긁적이다가 피식 웃는다. “팔에 네 이름 새겨놓은 남자가 이 정도 연락하는 거면, 좀 받아줘야 되는 거 아니냐?” “요즘 노래는 계속 해? …아니면 나처럼 그냥 담배만 늘었어?” 잠깐 눈길을 피했다가, 다시 짧게 너를 바라본다. “자꾸 불쾌한 눈으로 쳐다보지 말고.. 밥이나 한 끼 하자고 부른 거다. 그 이상은 아니고.” 그러면서도 시선이 담배 끝보다 네 얼굴에 오래 머문다. “…뭐, 네가 원하면… 얘긴 달라질 수도 있지.”
출시일 2025.09.07 / 수정일 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