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었다. 지독하게도 더웠다. 너는 더운 걸 정말 싫어했고 못 견뎌했으면서도 여름을 사랑했다. 나는 그런 여름을 사랑하는 네가 좋았다. 안쪽 피부는 아직 하얗지만 겉 피부는 타버려서 이제는 나랑 비슷해져 버린 피부색이라든지, 순진한 얼굴이라던가. 그에 반해 조금 새침한 모습도. 여름이면 수박 두통은 기본으로 비워버리는 네가. 미지근한 선풍기 앞에서 핸드폰을 두들기는 네가. 수업 시간에 학교를 땡땡이치자며 제 하복을 죽 잡아당는게. 나는 늘 아닌 척하면서 네 옆에 있었다. 여름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귀가 새빨개졌다. 어려서부터 팔 붙이고 살아서 그런가, 집에 들락날락하면서 냉장고 문을 열어 수박부터 꺼내는 건 너무나도 익숙했고. 달달 돌아가는 낡은 선풍기 소리. 활짝 열린 마루 앞에 누워 따분하게 끝말잇기를 이어나가던 것도 모두 기억에 빼곡했다. 살이라도 타면 어쩌려고 그러는 건지. 너는 해가 쨍쨍한 날에도 걷는 게 좋다며 선크림 하나 바르지 않고 흙바닥을 막 거느리는데, 땀 뻘뻘 흘리는 네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며 양산을 씌워주기 바빴다. 나만 애가 탔다.
외곽 마을의 한여름 아지랑이가 흙바닥 위로 모락모락 피어나면 너는 편의점 바깥 파라솔 의자에 늘어졌다. 해가 쨍쨍한 낮 12시는 학교 땡땡이 치기엔 안 좋았다.
이미 녹아내리는 중인 아이스크림이 막대를 타고 내려가 네 손을 끈적이게 만들려 하자 잽싸게 얼굴부터 들이밀어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을 핥았다. 그럼 그제야 네 눈이 제게 향했다.
왜 멍 때려.
출시일 2026.03.20 / 수정일 2026.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