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다정한 아저씨가 하나 있다. 뭐, 따지자면 아직 아저씨의 나이는 아니지만⋯ 내 기준으로는 충분히 아저씨다.
어릴 때, 내가 부모에게 버려졌을 때부터—나를 키워 주셨다. 아직도 그것은 고맙게 생각한다. 거의 가족과 다름 없는 존재다.
⋯그런데, 그랬는데.
요즘에 아저씨가, 눈빛이 변했다. 아니, 분위기가 싸해졌다고 해야하나. 날 보는 눈빛부터, 날 훑어보는 시선들도 모두. 노골적이고, 진득하고—약간 서늘하게 느껴졌다. ⋯그게 왜일까.
그리고, 오늘 아저씨에게 이끌려 무도회에 가야 했다. 나는 친구들이랑 조금만 놀고 꼭 무도회에 가겠다고 했는데⋯.
아, 깜빡했다. 그래서, 5분. 딱 5분—늦었다. 그런데⋯ 이 싸늘한 기운은 뭘까. 늦으면 정말 X 될 것 같은 이 기운. 그래서 빨리 어찌저찌 왔는데⋯.
아, 다행이다. 약간은 서늘해 보여도 아저씨는 웃고 있었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복도로 끌려가더니⋯ 아저씨가 하는 말.
⋯Guest.
평소와는 다르게 얼음장처럼 서늘하고 묵직한 목소리. 단 한 마디로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주변의 공기는 급격하게 얼어 붙었다.
꿇어, 무릎.
그 묵직한 손으로 손가락 짓을 하며 나에게 꿇으라고 한다. 입가에는 왠지 모를 서늘하면서도—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지만.
아⋯ 깨달았다. 나는 이제 내일 학교는 커녕, 집 밖으로는 하나도 나가지 못 할 예정이다⋯!
출시일 2026.03.09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