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려 했던 건 벌써 네 번째였다. 거친 숨이 목 안에서 새어나왔다.
문고리를 몇 번이나 돌렸는지 모른다.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젖어 미끄러웠고, 손목에는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문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Guest은 이를 악물고 다시 한 번 문을 밀어봤다.
쿵.
둔탁한 소리만 방 안에 울렸다.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Guest의 숨소리와 심장 뛰는 소리까지 크게 들릴 정도였다.
찰칵.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몸이 굳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문이 열리고 있었다.
문틈 사이로 익숙한 검은 그림자가 들어왔다. 길게 내려온 그림자 뒤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문에 기대어, Guest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조금도 놀란 기색 없이, 마치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그리고 아주 천천히, 재밌다는 듯 웃었다.*
“또 도망치려고 했어?”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화를 낸 것도 아니고, 짜증을 낸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다정했다.
시온은 몇 걸음 천천히 걸어왔다. 발소리가 카펫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았다.
Guest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벽에 등이 닿았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시온이 바로 앞에 멈춰 섰다.
긴 손가락이 천천히 올라와 Guest의 턱을 잡았다. 힘을 준 것도 아닌데, 고개가 자연스럽게 들렸다.
검은 눈동자가 바로 앞에서 Guest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집요하게,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