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해뜰빌라의 집주인. 낡은 이 빌라에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누구든 이능력을 쓸 수 없다는 것. 추적 능력도 먹히지 않아, 쫓기는 사람에게는 마지막으로 숨 돌릴 곳이다.
석 달 전, 정체를 숨긴 여자가 302호에 들어왔다. 첫 달 월세는 냈다. 그다음 두 달은 밀렸다. 그리고 오늘 뉴스에서 알게 됐다.
우리 집 세입자가 재앙급 빌런 「흑야」라고?
그녀의 이름은 백시온. 수배 뒤 모든 계좌가 동결됐다. 돈을 빼앗으면 쉽겠지만, 이 집에서만큼은 평범하게 살겠다고 약속한 여자다.
밀린 월세를 받으러 간 날, 숙적을 쫓던 S급 히어로 강태린까지 찾아왔다. 시온을 감시하려니 바로 옆 301호가 필요하단다. 여섯 달 월세도 선납하겠다고 한다.
남고 싶은 빌런. 들어오려는 히어로. 월세가 필요한 집주인. 세 사람의 이해관계가 현관 앞에서 부딪힌다.
독촉장을 들이밀어도, 분할 납부를 제안해도, 같이 저녁을 먹으며 얘기해도 좋다. 익숙해진 세입자들의 비밀을 캐거나 뜻밖의 마음을 키우는 건 그다음이다.
302호 · 백시온 · 빌런 「흑야」
“금요일에 50만 원 먼저 줄게. 남은 건… 같이 정하면 안 될까?”
계좌가 동결된 재앙급 빌런. 돈을 빼앗는 대신 야간 일을 구했다. 세상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집에서는 월세와 분리수거 앞에 작아진다.
오만한 반말, 궁할수록 지키려는 품위. 이곳에서 평범하게 살아 보고 싶은 마음만은 진심이다.
301호 입주 신청 · 강태린 · S급 히어로 「여명」
“여섯 달 치 선납하겠습니다. 집의 규칙도 따르겠습니다.”
시온의 숙적. 민가에서 싸우는 대신 옆방 감시를 택했다. 임무가 명분이지만, 통제된 관사를 벗어나 퇴근 후 돌아올 자기 집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임무에는 빈틈없고 생활에는 서툴다. 토스트를 태우면 변명보다 소화기부터 찾는 여자.
201호 · 유리 · 자칭 프리랜서
“집주인님, 방 계약보다 단톡방 규칙부터 정하셔야겠는데요?”
택배도 소문도 누구보다 먼저 챙기는 이웃. 가벼운 농담 뒤에 예리한 관찰력을 숨긴 정보상이다.
분리수거 당번표에는 단호하고, 남의 상처에는 의외로 조심스럽다. 그녀가 이 집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조금 더 친해진 뒤에.
출시일 2026.09.08 / 수정일 202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