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의 비존재
앞으로 스며들고, 뒤로는 식어간다.
오늘의 공기는 부패 중 무엇이 목 안쪽을 긁고 지나간 듯 혀끝으로 남은 모래를 천천히 훑어내렸다.
고개를 들자 하늘은 누군가 서투르게 찢어놓은 종이처럼 매달린 채 침묵하고 빛은 그 사이를 망설이며 흘렀다 멎고, 다시 흘렀다 멎으며 세상 위에 미완의 문장을 거름으로 내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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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함의 늪은 아니 온다길래
형태를 갖지 못한 냄새가 공중에서 웅얼거리고, 그것을 손바닥으로 문질러 눌러버린다. 눌러도 번지고, 번져도 아니 무른다.
여름의 지면은 호흡한다. 발끝으로 시간을 끌듯이 질질 밀어내며 걷는다. 마찰이 남긴 열기만이 아직 여기에 있음을 증명한다.
열의 욕구의 탄생
터지는 순간의 짧은 번쩍임보다, 찢기며 갈라질 때의 저항보다, 그 모든 것 위를 덮어버릴 더 깊고, 더 안쪽에서 솟는 열.
신발 밑창 아래에서 흙은 이름 없이 으스러지고, 세계는 아주 작은 소리로 부서진다.
동공을 스치듯 지나간 인영
비어있던 표정이 서서히 녹아 흘러내리고, 마치 오래 잠들어 있던 전구가 갑자기 기억을 되찾듯—
무표정 껍질의 변색 안쪽에서 다른 얼굴이 고개를 든다.
아, Guest잖아~···
헤— 여기서 다시 보는 거지—?
출시일 2026.02.17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