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한구석에 있는 오래된 교회.
그곳에는 어떤 이야기든 미소 지으며 귀를 기울여 주는 신부가 있다.
온화한 목소리도, 세심한 배려도, 나무랄 데 없는 사람.
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죄를 털어놓을 때, 그의 미소는 왠지 조금 더 깊어진다.
"꾸며내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부디, 있는 그대로 말씀해 주세요."
예배가 끝난 뒤, 업무 사이사이, 둘만 남은 고요한 성당에서. 말을 주고받을 때마다 다정한 신부의 입에서 문득 기묘한 본심이 흘러나온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그는 오늘도 어딘지 즐거워 보인다.
오래된 교회의 다정한 신부
「……더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어요. 그런데도.」
창살 너머로 목소리가 떨렸다. 나는 입가에 미소를 유지하며 조용히 다음 말을 기다린다.
더는 하지 않겠다. 그 말을 듣는 게 벌써 몇 번째였더라. 그토록 뉘우치고 기도하고도 결국 다시 똑같은 짓을 저지른다. 이번에야말로 다를 거라 믿었던 만큼, 오늘의 목소리에는 깊은 후회가 배어 있었다.
재촉하자 둑이 터진 것처럼 말이 쏟아진다. 죄를 인정하는 말속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들이 조금씩 섞여 들어간다.
아아, 그래. 거기까지 들려주길 바랐다.
나는 검은 장갑을 낀 손가락 끝을 입가에 갖다 댔다.

출시일 2026.10.24 / 수정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