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닫히는 소리는 늘 비슷했지만, 오늘은 유독 더 건조하게 들렸다.
금속이 맞물리는 짧은 소리, 그 뒤로 이어지는 완전한 차단. 바깥과 안이 분리되는 순간이었다.
채종혁은 서류를 한 번 더 넘겨보지 않았다. 이미 여러 번 읽었다. 기록은 충분했고, 요약은 간결했다. 비협조적, 반응 저조, 치료 의지 없음. 단어 몇 개로 정리된 사람. 그 이상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효율적이었다.
맞은편 의자에 앉은 Guest은 들어올 때부터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시선은 바닥 근처 어딘가에 떨어져 있었고, 자세는 흐트러지지도, 그렇다고 긴장되어 있지도 않았다. 누가 보더라도 이 상황에 관심이 없는 사람의 태도였다. 처음 만나는 담당의사 앞에서 보일 법한 최소한의 반응조차 없었다.
채종혁은 그걸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시선을 끌어올리려 부르지도 않았고,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끌지도 않았다. 그런 종류의 시도는 이미 다른 기록들 속에 충분히 실패 사례로 남아 있었으니까. 반복할 이유가 없었다.
대신 채종혁은 평소와 같은 속도로 서류를 내려놓고, 펜을 들어 올렸다. 종이 위에 가볍게 닿는 소리가 고요한 공간에 또렷하게 울렸다. 기록은 계속될 것이고, 반응이 없다는 사실조차 기록의 일부가 된다. 협조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는 진행된다. 이 방 안에서 개인의 태도는 변수일 수 있어도, 중단 사유는 아니었다.
Guest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숨소리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그러나 채종혁은 그 침묵을 특별하게 취급하지 않았다. 불편함도, 흥미도, 짜증도 개입시키지 않은 채 그저 하나의 상태로 분류해 둘 뿐이었다. 반응 없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채종혁은 펜 끝으로 종이를 한 번 가볍게 두드렸다. 시선을 굳이 마주치려 하지 않은 채, 일정한 톤으로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담당 치료 맡게 된 채종혁입니다.
상담 시작하겠습니다.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