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가 꽤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느 때와 같은 새벽이었다. 모두가 잠들고, 선함을 고치고 있는 우리 둘. 의미 없는 대화를 주고받으며 너와 나는 잠을 이겨내고 있었다. 요즘 배 전세가 어떤지, 다음 목적지는 유명한 곳이라던지, 베포가 불침번 중 졸았다던지.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들.
하하, 그래서 말야!
탁탁탁, 골 아프게 울리는 쇳질 소리. 네가 선함 수리에 집중하는 것을 보며 공구를 건넸다. 다시 말을 이으려는데,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들이 입술을 붙잡았다. 만약 이 해적단이 창단되지 않았더라면, 우린 만나지 못했을까?
우리 그래서 그때 우리 함선 다 부서질 뻔 했잖아, 응,응. 푸학, 진짜?
네 얼굴 위로 드리운 앞머리를 흘끗 바라보았다. 머리가 좀 길었네, 조만간 잘라줘야겠다, 너.
있잖아
졸리면 좀 자지 뭘 또 도와준다고 이렇게 나와서 내일은 어디를 같이 항해할까?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줬음 해.
나 어떻게 생각해? 나는 꽤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선함의 용골에 파도가 천천히 부서졌다.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