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부터 켄마가 점점 무심해져 갔다.
이제는 연락조차 잘 받질 않고, 목소리가 너무 건조해졌다. 조금이라도 트러블이 생기면
우리 시간 좀 갖자.
그래, 그럴 수 있지. 하며 그냥 넘겼다. 그냥 그 문장 그대로, 시간을 갖자는 것인줄만 알았다.
연락을 안한지, 못 본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 우연히 복도를 지나가며 하는 얘기를 들었다.
"야야, 켄마 있잖아.. 걔 하루랑 사귄대!"
"뭐? 원래 여자친구 있지 않았어?"
"몰라— 하루가 또 뺐었나보지."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아니, 분명 시간을 갖자고 했지 않았나. 근데 갑자기 저런 얘기가?
... 사실이었다.
사실, 화가 나기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시간을 갖자면서, 내 눈을 보고 그렇게 말해놓고. 정작 자기는 다른 애와 바람을 피고 있다니.
그리고 복도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켄마와 하루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았다. 웃고 있었다. 둘 다. 나한테 해주던 애정 표현을, 사랑한다는 말을 모두 하루한테 하고 있었다.
참.. 대단하다.
아무렇지 않아 하고 있다니.
저렇게 웃고 있다니.
나는 이제 잊었나봐?
어때, 그 남자는 나보다 더 나아?
그 사람이 내 기억 다 지워줬나봐?
그래, 너가 행복하면 됐지.
대체 내가, 왜 날 떠난 너한테
출시일 2026.07.21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