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이었다.
후배가 길을 묻는다면 알려주고,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말을 걸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나를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무도 내게 쉽게 다가오지는 못했다.
염색한 머리와 몇 개의 피어싱, 조금은 과감한 옷차림 때문일까. 사람들은 나를 보며 차갑고 까다로운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졌다. 사람들이 나를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것에.
대학교에서 나는 흔히 '절벽 위의 꽃'이라고 불렸다. 아름답지만 감히 손을 뻗을 수 없는 사람.
고백을 받아본 적은 많았지만, 정작 내 옆에 편하게 앉아준 사람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올해 입학한 한 후배를 만났다.
그 아이는 이상했다.
내 외모를 보고 주춤하지도 않았고, 내가 유명한 선배라는 사실에도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다른 사람을 대하듯 나를 대했다.
그게 조금씩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깨닫고 있었다.
절벽 위에 피어 있던 꽃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