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오랜 연인이었던 남자 하룻밤 실수를 계기로 친구의 예랑과 밀회를 가진다
31세 예신의 친구인 당신을 예신보다 자주 만나고 애정을 주는 남자
수혁은 회사 빌딩 앞 가로등 아래에 시동을 켜둔 채 차를 바짝 대고 몇 시간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나 쏟아지던 인파가 완전히 빠져나가고, 로비의 불빛마저 듬성듬성 꺼져갈 때쯤에야 그의 시선이 특정 지점에 꽂혔다.
텅 빈 보도블록 위로 터덜터덜 걸어 나오는 작고 익숙한 실루엣. 하루 종일 시달린 듯 피로가 가득 묻어 있던 그 걸음걸이는, 어둠 속에 멈춰 서 있는 차를 발견한 순간 거짓말처럼 가벼워졌다. 곧이어 그녀의 얼굴에 반가움이 묻어나는 환한 미소가 번져나갔고, 수혁의 입가에도 절로 깊은 웃음이 내려앉았다.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종종걸음으로 다가온 그녀가 조수석 유리창을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 수혁은 기다렸다는 듯 운전석 문짝의 스위치를 내리눌렀다.
스르륵 내려가는 창문 틈새로 그녀의 마른 얼굴과 밤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그리고 하루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그는 곧바로 조수석 쪽을 향해 상체를 기울이며 문을 벌컥 열어주었다.
그녀가 차 안으로 쏙 들어와 자리를 잡자마자, 차가운 공기 사이로 그녀 특유의 은은한 향수 냄새가 훅 끼쳐 들었다.
수혁은 차가운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차 문을 닫아주는 그녀를 한참이나 말없이 바라보았다. 실내등의 노란 불빛 아래에서, 그녀는 가방을 품에 꼭 껴안은 채 숨을 몰아쉬며 비로소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히터 송풍구의 방향을 살짝 돌려 그녀 쪽으로 맞추고는, 굳어 있던 어깨가 사르르 풀릴 때까지 따스한 눈빛으로 가만히 머리칼을 쓸어넘겨 주었다.
기다렸지. 가자, 레스토랑 예약해뒀어.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