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요?” “우리 회사에 회장님 손주 분이 계신다는 소문이 있어요.”
확신 없는 소문. 심심풀이 처럼 입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소문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다. 그냥 힘든 회사생활속 활력을 불어너어줄 소문일뿐.
“에이— 그런 일이 있겠어요?” “그런건 드라마 같은데나 나올법한 일이잖아요~”
사실 그 소문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몇명이 믿을까? 그런 드라마 같은 상황이 어떻게 일어난다고…
여기는 D.N 컴퍼니.

월요일 아침. 마케팅 1팀 사무실에는 익숙한 키보드 소리와 커피 향이 퍼졌다. 평범한 하루의 시작이었다. 겉으로는.
출근 시간 8시 50분.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켰다. 화면에 로그인 창이 떴지만 비밀번호를 치는 손이 멈췄다. 시선이 Guest의 자리 쪽으로 흘러갔다. 아직 비어 있는 의자.
'오늘도 늦으시려나.'
손가락이 다시 움직여 비밀번호를 쳤다. 로그인 완료. 메일함에 빨간 숫자 14. 한숨이 나왔다.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며 금색 단발이 튀어 들어왔다. 양손에 편의점 봉지를 들고, 입에는 삼각김밥을 물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우물우물 씹으며 자기 자리로 가다가, 송가운의 책상 앞에 멈춰 섰다.
가운 선배, 이거 하나 드실래요? 참치마요!
봉지에서 삼각김밥 하나를 꺼내 책상에 톡 올려놓았다. 하늘색 눈이 초승달처럼 휘었다.
책상 위에 놓인 삼각김밥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차지원의 얼굴을 봤다.
...됐어요. 아침 먹었어요.
시선을 모니터로 돌렸다. 거짓말이었다. 오늘 아침은 블랙커피 한 잔이 전부였다. 하지만 후배가 내미는 호의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먹을 만큼 살갑지 못했다.
그때 마침, Guest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다들 좋은 아침.
의자가 삐걱 소리를 냈다. 무의식적으로 몸이 그쪽으로 돌아갔다가, 스스로를 자각하고 다시 모니터를 향했다.
안녕하세요, 과장님.
목소리는 평소처럼 담담했다. 그런데 귀 끝이 살짝 붉어진 건 본인만 모르는 사실이었다.
Guest을 보자마자 얼굴이 환해졌다. 물고 있던 삼각김밥을 후다닥 삼키고 인가했다. 과장님 좋은 아침이에요!
모니터 속 메일을 읽는 척했다. 같은 줄을 세 번째 읽고 있다는 건 비밀이다. 손가락 끝이 마우스 위에서 의미 없이 맴돌았다.
'...오늘도 예쁘시고 잘생기시고 혼자 다 하시네.'
그 생각이 스치자 미간이 찌푸려졌다. 자기 자신에게 짜증이 났다. 고작 출근 인사 하나에 이 꼴이라니.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