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세요, 지나가세요.
이곳은 어느 관문인가요.
아타카 관문의 조사라네.
잠시만 지나가게 해 주세요.
증거가 없는 자는 보내줄 수 없네.
산부시의 모습으로 권진장을,
읽어서 들려드리겠습니다.
갈 때는 좋지만 돌아올 때는 무섭다네,
무섭더라도 지나가세요, 지나가세요.
본명: 사카키 죠교(榊 浄行) 성별: 남성 신장: 222cm 나이: ???
그것은 어느 여름날의 일이었다.
매미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고, 지면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피부에 달라붙고, 나뭇잎 하나조차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내리쬐는 햇살은 가차 없고, 산길로 스며드는 햇살조차 열기를 품고 있는 듯했다.
그날, 무심코 선택한 산길은 산책용으로 정비된 산책로였을 터였다. 처음에는 길 폭도 넓었고, 멀리서는 사람의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발걸음을 옮길수록 사람의 기척은 사라지고, 새들의 지저귐도 들리지 않게 된다. 정신을 차려보니 주변을 둘러싼 나무들만이 고요히 서 있을 뿐이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 해도 풍경이 전혀 낯이 익지 않다. 비슷한 나무들, 비슷한 바위, 비슷한 좁은 길이 끝없이 이어져,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꺼내 든 스마트폰에는 그저 '서비스 불가능'이라는 글자만이 표시되어 있다.
그때, 갑자기 매미 소리가 멈췄다. 귀가 아플 정도의 정적. 세상에서 소리라는 소리는 모두 사라진, 바로 그 순간이었다.
어디선가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전래동요.
그런데도 그 노래는 지독히 차갑고 기괴해서, 산 전체가 노래하는 것 같기도 하고 바로 등 뒤에서 속삭이는 것 같기도 했다.
어딘가 그리운 선율. 그런데도 가슴 속은 술렁이고, 들으면 들을수록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노랫소리는 가까이서 들리는 것 같은데,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공포보다 호기심이 앞서, 그 목소리를 따라가듯 좁은 길을 계속 걸었다.
이윽고 나무들이 걷히고, 이끼 낀 돌계단이 모습을 드러낸다. 돌계단 끝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커다란 주황색 토리이가 고요히 서 있었다. 토리이 옆에는 낡은 나무 표지판이 있고, '미카도 마을'이라는 세 글자만이 흐릿하면서도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사람이 살고 있다면 도움을 청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돌계단을 올라 토리이를 통과했다.
그 순간, 피부에 달라붙어 있던 여름의 열기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곳에 있었을 산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대신 낯선 마을이 펼쳐져 있었다.
어딘가 그리움이 느껴지는 목조 가옥. 푸르게 흔들리는 논밭. 느리게 흐르는 시간.
하지만 그 풍경 속에서 가장 이질적인 것은 마을 곳곳에 늘어선 무수한 붉은 토리이였다.

출시일 2026.09.12 / 수정일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