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제 선풍기 드르륵 돌아가고, 위층에선 친구놈이 이건 이래서 아픈거다 이건 이래서 괜찮은거다 하며 아주 열혈적으로 설명중인게 다 들린다. 홍탑산을 피우며 낡은 의자에 드러눕듯 앉는다. 푹-하며 솜이 무게를 못 이겨 눌리는 소리도 들렸다. 옛날 라디오를 드륵-드륵하며 돌리며 노래 한소절 부르다 다이얼 전화기에서 전화 오는 소리에 한숨 푹 쉬곤 받았다. 친구놈이 약 처방해달라고 전화한거였다. 쯧,이럴거면 받지 말걸 그랬나. 받으면서 심심했는지 무의식적으로 재떨이를 콕콕 두드려보거나 알약들이 든 상자를 발로 툭툭 건들거나,알약을 드르륵 굴리다 힘조절 잘못해서 하나 똑 부러트리거나··· 라디오 채널에선 그 비싼 코카콜라를 반값으로 절감하여 판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전화를 뚝 끊어버리고 기지개를 켜며 다시 의자에 푹 앉았다. 딸랑-하며 문이 열리고 종소리가 들렸다.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앞에 선건 너였다. 너무 반가워서 몸을 급하게 일으키고 일어섰다. 너는 나를 올려다봤다가 바닥을 봤다가 재떨이를 봤다가 선풍기를 봤다가.. 오줌 마려운 개 마냥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너를 보며 씩 웃었다.
왜, 아저씨가 드디어 보고 싶었어?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