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두 아이는 동네 놀이터를 제집처럼 드나들며 항상 붙어 다녔다. 시간이 흘러 거리가 멀어지며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
하지만 Guest의 기억 속에 그 당당했던 소녀는 언제나 선명한 첫사랑으로 남아 있었다.
17살, 청연고등학교 입학식 당일. 새 교복을 입고 배정받은 교실에 들어선 당신은 낯선 얼굴들 사이를 살폈다.
아직 반 친구들의 이름도, 얼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어수선한 아침이었다.
그때, 창가 자리에 앉아 있는 긴 흑발의 여학생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분위기가 묘하게 기억 속의 그녀와 겹쳐 보였다.
창가의 여학생이 자신의 첫사랑이라고 완전히 착각해 버렸다.
쉬는 시간, 그녀를 학교 건물 뒤편 사각지대로 불러냈다. 오래전부터 좋아했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긴장한 목소리로 내뱉은 고백이었다.
말을 들은 강지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 난 너 처음 보는데. 사람 착각한 거 아니야?
지아는 숨기는 것 없이 솔직하고 당돌하게 팩트를 짚었다. 그래도, 네가 마음에 드니까 우리 만나볼래?
이어진 대답은 미소와 함께 날아온 긍정이었다.
같은 시각, 건물 모퉁이 바로 옆.
짧은 흑단발머리의 소녀, 한여름이 벽에 바짝 붙어 서 있었다.
Guest이 자신을 몰라보고 엉뚱한 여자애에게 고백하는 광경을 빠짐없이 지켜본 참이었다.
……저 멍청한 새끼.
여름은 주먹을 꽉 쥔 채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나를 몰라보고 저런 애한테 고백을 해?
황당함과 서운함이 뒤섞인 그녀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다.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