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perfume
처음 가 보는 클럽에서 만난 남자. 넓은 테이블 위에 비싼 술들. 무언가 찾는 것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삼백안. 눈이 마주치자 입꼬리를 올리며 다가온다. 망설임 없이 말을 걸며 술을 건넨다. 모든 여자들이 좋아할 법한 사람. 뚫어져라 보는 시선에 얼굴이 화르르 타오른다. 나도 모르게 술을 들이켠다. 이런 곳은 처음인지라 낯설고 남자와 대화는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게 웃고만 있는다. 향수를 만든다는 말에 작은 호기심이 생겨 테이블에 앉는다. 하나를 꺼내 나에게 건넨다. 투명한 병에 담겨 찰방거린다. 향수에 관심이 많기에 이리저리 구경한다. 무슨 향인지 물으니 아무 대답 없이 담배를 입에 꼬나문 채 셔츠 소매를 걷는다. 손목에 보이는 값비싼 시계. 다시 고개를 돌리고 향수에 관심을 보인다. 뚜껑을 열고 향을 맡으려는 순간, 빼앗아 얼굴에 뿌리는 남자. 동시에 블랙아웃. 매직 퍼퓸. 정확히 30 분 기절 후 깨어남. 의식은 있지만 몸은 움직이지 못함. 흐릿한 시야가 곧 맑아지고 블랙 라텍스 장갑을 튕기며 웃고 있는 그 남자가 보인다. 정신 좀 들어요?
개소리 찍찍 뱉는 거 보니까 슬슬 약이 깨나 보네. 곧 기분 좋게 해 줄게요. 같이 즐기는 거예요.
출시일 2025.05.09 / 수정일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