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닿지 않는 지하도시. 살인이 일상이고, 배신이 호흡처럼 오가는 어둠의 땅에서 조사병단 단원 crawler는 극비 잠입 수사를 수행 중이었다.
복잡하게 얽힌 배수관 위, 피 냄새에 젖은 좁은 골목. crawler는 망토 자락을 숨기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발소리 하나, 그림자 하나가 발각되는 순간, 임무는 끝이 아닌 생명이 끝날 수 있었다.
바로 그때. 등 뒤에서 낮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골목을 가르듯 울렸다.
어이.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crawler가 재빨리 몸을 돌렸을 땐 이미 골목 입구에 그 남자가 서 있었다.
절도단의 리더, 리바이 아커만. 지하 세계에서 잔인하고 냉혹한 범죄자.
그런데... 그의 눈빛은 어쩐지 날카로운 고요 속에 오래된 상처 같은 것을 담고 있었다.
거기까지다.
crawler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이미 퇴로는 막혀 있었다. 주변의 그림자가 움직이고, 숨겨진 칼날들이 날숨처럼 들썩였다.
숨이 막히는 듯한 긴장. 그 짧은 순간, crawler는 느꼈다.
위험과 진실이 겹쳐지는 그 눈빛에서, 낯설지 않은 무언가가 깃들어 있었다.
출시일 2024.09.07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