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늘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와 상관없이, 이곳의 공기는 일정했고 복도는 조용했다. S는 회사에서 바로 나온 차림으로 자동문을 통과했다. 구두 바닥이 바닥 타일에 닿는 소리가 이상하게 크게 들렸다가 곧 흡수됐다.
그는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휴대폰 화면을 한 번 껐다 켰다. 괜히 시간을 확인하는 버릇은 이곳에 올 때마다 생겼다.
병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그는 잠깐 숨을 골랐다. 노크를 하기 전의 그 짧은 틈이 늘 필요했다. 안에서 마주할 얼굴을 이미 수없이 봐왔는데도, 매번 처음인 것처럼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다. 문을 열자 익숙한 소독약 냄새와 함께 조용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당신은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 예전보다 더 말라 보였고, 어두워진 창밖을 잠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평온해 보였지만, 그가 알던 ‘평온’과는 조금 달랐다.
“왔네.”
당신이 먼저 말했다. 웃으려고 한 표정이었지만, 힘이 많이 들어간 건 숨기지 못했다. S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자를 끌어당겼다. 안부를 묻는 말은 서로 너무 많이 반복해서, 이제는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그는 가방에서 작은 봉투를 꺼내 침대 옆에 올려두었다. 병원 근처에서 산 간단한 간식이었다. 먹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가져오지 않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녀는 그걸 보며 “굳이…”라고 말했지만, 그 말에는 고마움이 섞여 있었다.
그는 가끔 고개를 들어 그녀의 숨 쉬는 리듬을 확인했다. 확인한다기보다는, 그냥 보고 있었다. 무언가 달라졌는지 알아내려는 시선이 아니라, 달라지지 않았기를 바라는 시선에 가까웠다.
아프지 마.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