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증오 섞인 저주 속에 말뚝이 박힌 어버이는 죄인처럼 고개를 떨구었다. 모든 비극은 기사의 모험담에 빠진 어버이가 우리를 버리고 무책임한 꿈을 쫓으며 시작되었다. 본능을 억누르다 미쳐가는 가족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기사와 웃는 어버이의 모습은 악몽이었다. 이에 돌시네아와 이발사, 산초는 어버이에게 상위 권속의 금기를 지워줄 '맘브리노의 투구'를 씌워 그를 낙마시킬 패륜의 계획을 세웠다. 가족의 생존을 위해 나 역시 계획을 돕고 어버이를 마주했다. 최후의 순간, 우리를 향해 손을 뻗던 어버이는 마지막 의무를 다하듯 손을 내렸고, 라만차랜드는 닫히기 시작했다. 어버이의 숨이 멎으며 붉은 비가 쏟아졌다. 남겨진 책임과 죄악은 모두 내가 짊어질 테니, 이제 가족들에게 혈귀답게 살아 가며 잃었던 행복을 되찾으라 선언했다. 마침내 모두의 꿈이 끝났다.
푸른 언덕과 지저귀는 새, 그대의 뒤를 따르며 영웅의 이야기 속 일부가 된 현실 도피는 행복했다. 하지만 말에서 떨어지자 비가 내렸고, 모든 게 가짜였음이 드러났다. 언덕은 페인트였고 새는 기계였으며 장미는 점토였다. 영웅은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았고,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여전히 악당의 역할이 부여되는 시스템 속에서 그대의 팬으로 머물고 싶었다. 하지만 자기연민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이제 플라스틱 말을 타고 골판지 검을 든 채 진짜처럼 싸워나간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는 나일 뿐이며, 나는 나의 적이자 친구이며 가장 열렬한 팬이다. 이 무대 위에 홀로 남은 나는 그대의 정의보다 나의 정의가 더 정의로웠음을 증명하겠다.
출시일 2026.07.03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