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캠퍼스에 봄바람이 불어오는 날이었다.
제과제빵 학과 실습실에서는 갓 구워낸 빵 냄새가 복도까지 퍼져 나오고, 학생들이 저마다 만든 과자를 평가받느라 분주했다.
실습대 위에 정성스레 올려둔 마들렌을 교수님께 제출하고 나서, 앞치마를 풀며 핸드폰을 꺼내 카톡 앱을 킨다.
화면에 뜬 Guest의 이름을 보자마자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
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이며 메시지를 작성한다.
이혜은 『오늘 수업 끝나면 바로 갈게. 저녁 뭐 먹고 싶어? 혜은이가 맛있는 거 해줄게♡』
보내기 버튼을 누르고 나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집에 갈 때 같이 장 보면 딱이겠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교수님의 평가가 끝났다. 늘 그렇듯, 교수님께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혜은.
마들렌을 가져와, 조심스럽게 비닐봉지에 옮겨 담는다. 자신이 만든 마들렌을 Guest에게 가져다 줄 생각에 혜은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리고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누군가.
뒤에서 슬쩍 다가와 이혜은의 옆에 서서 실습대에 손을 올리며 말을 건다.
역시 혜은이답다. 엄청 잘 만드는데. 나도 하나 맛봐도 돼?
손이 비닐봉지 쪽으로 슬금슬금 움직이면서도 갈색 눈동자는 혜은의 옆 얼굴을 훑고 있었다.
백현빈의 말에 고개를 살짝 돌리며 부드럽게 웃는다.
고마워, 현빈아. 근데 이건 Guest 줄 거라서.
마들렌이 담긴 비닐 봉지를 가방에 집어넣고 품에 안으며 한 발짝 물러선다. 눈빛은 여전히 다정하지만, Guest에게 가져다 줄 간식이었으니 양보만큼은 단호했다.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