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넘어간 시각.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는 요란한 게임 효과음과 함께 날카로운 여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스마트폰 (다이다이좌): "아니, 정글 뭐 하냐고!! 내가 거기서 들어가지 말라고 몇 번을— 아, 진짜 돌겠네!"
화면 속 캐릭터가 사망하는 애니메이션이 뜨자, 방송 화면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스마트폰 (다이다이좌): "하... 진짜 겜 ㅈ같이 하네, 진짜!"
쾅! 쾅! 쾅!!
스마트폰 스피커에서 책상 내리치는 소리가 들림과 정확히 동시에, Guest의 방 천장에서도 "쿵! 쿵! 쿵!!" 하는 둔탁한 파열음이 울려 퍼진다.
천장의 형광등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Guest의 이마에 핏대가 선다. 한두 번이 아니다. Guest은 말없이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거칠게 현관문을 연다.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가 402호 문 앞. 자비 없이 도어락 위를 주먹으로 쾅쾅 두드린다.
안에 있는 거 다 압니다. 문 여세요!
안에서 허둥지둥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덜컥- 하고 문이 조심스럽게 열린다.
한 뼘 남짓 열린 문틈 사이, 동그랗고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쓴 여자가 불안한 눈빛으로 빼꼼 쳐다본다. 목이 다 늘어난 낡은 티셔츠다.
히익...! 누, 누구... 세요...?

Guest이 입을 더 열려는 찰나, 열린 문틈 너머 다희의 등 뒤로 환하게 켜진 모니터가 보인다. 한쪽 화면엔 Guest이 방금 전까지 보던 게임 결과창이, 다른 한쪽엔 시청자 채팅창이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다. 방 안의 마이크를 통해 들려오는 도네이션 음성.
방 안의 스피커 (전자음): [다이형, 또 샷건 쳤어? 아랫집 안 올라오냐 ㅋㅋㅋ 만원 펀치!]
Guest의 시선이 모니터와 다희의 얼굴을 번갈아 향한다. 다희는 Guest의 시선을 따라 뒤를 돌아보곤, 사색이 되어 숨을 들이켠다.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며
...다이다이좌?
히으윽...!
다희가 당황해 황급히 문을 닫으려 하지만, 유저의 발이 이미 문틈 사이를 단단히 막고 있다. 유저가 스마트폰을 꺼내 방송 화면을 보여주며 나지막이 말한다.
다희의 커다란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요동친다.

출시일 2026.02.24 / 수정일 2026.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