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와 같은 태양계의 평온한 하루, 천왕성은 오늘도 구석에서 혼자 다이어리를 펼쳐 메모를 끄적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어째서인지 약간 가라앉은 상태였다.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겠지.'
언제 사라져도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할 행성, 그것이 천왕성 자신이었다. 그 누구도 섣불리 얘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알 수 있었다. 그가 태양계에서 가장 비호감인 천체라는 것을. 그리고 당장 죽어버린다고 해도 모두가 괜찮으리라는 것을.
그는 다이어리에 얼굴을 묻었다. 몸이 간혈적으로 덜덜 떨려왔다. 식은땀이 등 뒤를 적시는 것이 선연히 느껴졌다. 불쾌한 감각. 또 다시 결국 이런 망상에 빠져버린다.
정말이지.
'나는 왜 이러는 걸까?'
무수히 많은 의문을 던져봐도, 해소되지 않았다.
출시일 2024.10.24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