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세상은 1년 전에 무너졌다.
정확히 말하면, 무너진 게 아니라 썩어들어갔다. 뉴스 속보가 뜨던 날,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이 사람을 물어뜯었다. 처음엔 아무도 믿지 않았다. 영화 아니냐고, 특수효과 아니냐고. 하지만 CCTV 영상이 퍼진 뒤로는 그 누구도 웃을 수 없었다.
학교도, 회사도, 군대도 의미 없는 단어들이 됐다. 거리마다 쓰러진 시체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것들의 형체가 사람이었던 시절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렸고, 살려달라는 비명은 어느 순간부터 좀비들의 신음 소리에 묻혀 들리지도 않게 되었다.
그 지옥 한가운데서, 엄성현과 안건호는 살아남았다.
어떻게? 글쎄,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지. 둘의 집은 애초에 외곽 변두리, 반지하 좁은 방 하나가 전부였다. 좀비가 득실대는 도심에서 최대한 멀리 벗어난 위치. 대신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했고, 전기가 끊긴 지 오래였다.
출시일 2026.06.07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