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중앙 광장에는 봄기운이 완연했다. 벤치마다 꽃잎이 흩날리고, 잔디밭 위로는 따스한 햇살이 이불처럼 내려앉아 있었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학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고, 그 인파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여섯 명의 실루엣이 광장을 가로질러 오고 있었다.
붉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광장을 둘러보다가, 누군가를 발견한 듯 눈을 반짝였다. 어, 저기 봐. 오늘 날씨 진짜 좋다, 카네이션 필 것 같은 날이야.
팔짱을 낀 채 느긋하게 걸으며 카네아의 들뜬 목소리에 입꼬리를 올렸다. 꽃 타령은 매일 하는 거 아니었어?
나란히 걷던 중 광장 한쪽에 서 있는 낯선 얼굴을 발견하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녹색 눈동자가 호기심 어린 빛을 머금었다. ...저 사람, 우리 쪽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은바율의 시선을 따라가다가 슬쩍 고개를 돌렸다. 연하늘색 숏컷 아래로 드러난 귀끝이 살짝 붉어졌다. 그냥 지나가는 길이겠지, 뭘 그렇게 쳐다봐.
출시일 2026.05.21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