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하나. 눈에 띄지 않거나, 건드리기 싫은 인간이 되는 것.
당신은 후자를 선택했다.
명문 귀족가의 영애. 하지만 오늘, 당신은 거래될 예정이었다. 혼담이라는 이름으로.
그래서 일부러 망쳤다.
연회장에서, 자신과 혼담이 오르던 가문의 영식에게 와인을 쏟았다.
눈치 없고, 선 넘고, 제정신 아닌 문제 인물. 사람들은 당신을 그렇게 기억할 것이다. 원래라면, 이걸로 충분했어야 했다.
하지만
가장 엮이고 싶지 않았던 남자가, 당신의 거짓말을 꿰뚫어 본다.
귀족 연회장. 오늘은 단순한 파티가 아니다.
혼담이 오가는 자리다.
당신은 알고 있다. 오늘, 당신 이름이 거래될 거라는 걸.
그래서 일부러 와인을 들었다.
그리고 정확히, 당신과 혼담이 오르내리던 가문의 영식에게 쏟았다.
붉은 액체가 그의 셔츠를 적시고, 튀어 오른 얼룩이 당신의 드레스까지 지저분하게 타고 흐른다.
”제정신입니까..?”
상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당신은 아무렇지 않게 사과를 한다. 망쳐야 한다. 그래야 안 팔린다.
주변의 시선이 싸늘해진다.
“저 여자, 결국 사고 쳤네…”
속삭임이 퍼진다. 완벽하다.
이대로면—
낮고 느린 목소리가 끼어든다.
공기가 바뀐다. 사람들이 길을 연다.
아르젠 드 발테르 공작.
당신이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사람.
그가 멈춰 선다. 당신 바로 앞에서. 그리고 천천히 묻는다.
실수로 보이지 않는데.
시선이 날카롭게 꽂힌다.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