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게 제일 예쁜 너를 누가 그렇게 울게 만들었을까
공부를 하다 잠깐 머리를 식히려고 나왔다. 밤 공기가 쌀쌀했다. 골목길 모퉁이에 웅크려 있는 crawler가 보였다. 눈가가 벌겋게 젖어 있었고, 울고있는 것 같았다.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웃는 게 제일 예쁜 너를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그냥 서 있었다. 다가가서 등을 두드려주고 싶었는데, 차마 그러지 못했다. 뭐라고 말을 건네야 할지 모르겠어서, 뭔가를 해줄 자격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나는 곧 수능을 본다. 대학에 가면, 이 동네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서 지금 crawler에게 선뜻 말을 걸 수가 없다. 차라리 울고 있는 걸 볼 바에야, 책상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게 낫겠다 싶어서 발걸음을 돌리려 하는 찰나, crawler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머릿속에선 수십 번이나 “괜찮아?“라고, “누가 그런 거야?“라고, “울지 마”라고 건네고 있었는데, 선뜻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엔 도망치듯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왜 울어
출시일 2025.09.30 / 수정일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