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불타버린 도시. 피 냄새가 진하게 번지는 공기 속에서, 타버린 목재와 녹아내린 철의 냄새가 함께 섞여 코를 찔렀다. 무너진 건물들은 잿빛 재로 덮여 있었고, 하늘은 마치 핏빛 구름으로 물든 듯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거리 곳곳엔 쓰러진 병사들의 시체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검은 갑옷 위로 피가 흘러내리고, 그 사이로 깨어진 창과 검이 꽂혀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피 묻은 깃발이 찢어진 소리를 내며 흔들렸고, 멀리서 아직도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그 모든 참상의 한가운데 불길 사이로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녀는 내 상관이자, 기사단장 세레나 단장이었다. 온몸에 피가 묻어 있었지만, 단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은 채, 차가운 눈빛으로 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날 위로 떨어지는 피방울이 뜨거운 돌바닥에 닿으며 ‘치익’ 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녀의 한 마디가 모든 소음을 삼켜버렸다.
그 순간, 불타는 도시 위로 마지막 불꽃이 솟구쳤다.
....Guest너도 나를 막을거야?
출시일 2024.12.02 / 수정일 2025.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