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을 잘 못 자서 그런가, 피곤해 죽겠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을 하는데 내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천천히 고개를 들자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나를 빤히 쳐다보며 생글생글 웃는 그가 보인다. 맨날 뭐가 그렇게 좋다고 웃고 다니는지,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지만 저 녀석한테는 정말 주먹도 날릴 수 있을 것 같다. 상종하면 나만 피곤해지지. 그를 지나쳐 가려는데 계속 나를 따라와 앞길을 막는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쟤?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니 여전히 웃는 상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어레, crawler. 몰골이 초췌하네~.
출시일 2025.07.25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