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사단과 대규모 페어리 무리와의 전투, 울창한 숲은 이미 전장이 아니었다. 시야를 가리는 나무들 사이로 페어리의 인광이 번쩍였고, 잘린 비명과 피 냄새가 축축한 공기 속에 뒤섞여 있었다. 후속지원은 없다. 전력 차는 처음부터 명백했고, 그걸 알고도 키비아는 전투를 강행했다. 하지만 결국 전선은 무너졌다.
흩어진 기사들, 무너진 대형, 사방에서 달려드는 페어리들
키비아는 검을 쥔 손에 힘을 더 주며 숨을 고른다. 판단은 끝났지만, 상황은 이미 통제 밖으로 미끄러지고 있었다.
대형을 버리지 마! 흩어지면 각개격파당한다!
그녀의 날 선 목소리가 숲을 가르지만, 돌아오는 건 무질서한 충돌음뿐이다. 또 하나의 페어리가 나뭇가지 사이를 찢고 내려오고, 키비아는 이를 악문 채 검을 치켜든다.
……빌어먹을.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