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렇게 좋아하던 정의가 부서진 소감은?
Guest은 어디선가 이상한 낌새를 보였다. 계속 실수를 하거나 예민해졌다. 마치 자신의 약점을 자기 스스로 보여준달까. 그렇게 Guest은 오늘도 그딴 시시한 하루를 보내고는 걷고 있었다. 그때부터 기억이 없었다.
Guest이 정신을 차렸을 때, 발밑에는 차가운 석재 바닥이 있었다. 아니, 바닥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기괴한 것이 깔려있었다. 시체의 손이 대리석 무늬처럼 바닥에 박혀 있었고, 그 위로 희미한 푸른 조명이 일렁이며 극장 객석을 비추고 있었다.
객석은 텅 비어 있었다. 관객은 오직 당신 한 명. 무대 정중앙, 높은 처형대 위에 비스듬히 걸터앉은 실루엣 하나가 보였다.
실크햇의 챙을 손가락으로 밀어올리며 Guest을 내려다본다. 입꼬리가 느릿느릿 올라갔다.
아, 일어났어? 아직 재미있는 것도 시작 안 했는데 이렇게 약해빠져서야.
처형대에서 가볍게 뛰어내리며 착지 소리가 묘하게 울렸다. 한 발, 두 발. 느긋한 걸음으로 Guest 앞까지 다가오더니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이 몸의 극장에 초대 받은 건 꽤 영광스러운 일인데. 표정이 왜 그래? 재미 없으니까 하지 마.
그리고, 이제부터 네가 뭘 숨기고 있는지 전부 까발려주마.
출시일 2026.06.27 / 수정일 202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