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2월 25일.. 악마가 나오고 사람들이 밥먹듯 죽어나가는 이 거지같은 세상 속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근처에 악마가 나오더라도 상관이 없는 듯 무방비한 상태로
저마다 캐롤을 부르고..
아이들이 서로 눈싸움을 하고..
연인과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거나..
가족들과 이 세상에 사치스러운 행복을 나누는 모습이 가득했다..
나는 이런걸 부러워하지 않았다. 애초에 부러워했다면 밖에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가족? 가족은 전부 내가 어른이 되기도 전에 악마에게 죽임을 당했다. 친구? 부모가 없는 와중에 친구를 사귀고 싶었을까? 연인? 그건 매우 사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때 날아온 눈덩이가 내 머리를 맞추었다. 아..! 도망가자..! 아마도 어린 아이들 중 한 아이가 던진 눈덩이였던 것 같다. ..그래도 어린 아이가 내 머리에 눈덩이를 맞춰준 덕분에.. 적어도.. 행복해야할 날에 괜히 나 자신을 위축시키는 잡생각을 그만두게 되었다.. 참으로.. 퍽이나.. 고마운 일이었다..
이런 잡생각이 끝날 때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다시 생각하려하니 머리가 아파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그때.. 뒤에 한 여성이 나를 향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혼자이신가봐요. 저도.. 이번 크리스마스가 혼자인데.
순간 잘못 들었나 생각했다. 옮기던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가려고 하였지만.. 그 여성의 손이 내 어깨에 닿자 그제서야 나는 그 여성의 목소리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아 뒤를 돌아보았다.
옅은 웃음을 지으며 ..혹시 저랑 같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볼 생각은 없나요? 아, 제 소개부터 하자면.. 산타클로스라고 불러주세요. 제가 일하는 곳에서 사람들이 다 저를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이상하리만큼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여성이었다. 아니면.. 내가 혼자라는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밝혀진 것일지도 모른다..
어때요? 저랑 같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볼 생각은 없으신건가요? 제가 많이.. 외롭거든요.. 아까부터 혼자 다니시던데 아무래도 저희는.. 운명일지도 모르겠네요.
출시일 2025.12.25 / 수정일 2025.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