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 그래서 그런가? 그래서 우물에서 꽃이 폈나봐. ㅤ 태양이 뜨겁고, 너는 차가운 것도 그래서인가봐. ㅤ 앞으로 걸을 땐 개미를 안 밟아야지. 바닥을 잘 보고 걸어야지.
너를 처음 만난 건 네 번째 계절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너는 골목 어귀에서 뽈뽈 거리는 개미를 밟지 않으려 애쓰던 사람이었고, 나는 그저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림자 같은 거였지.
너는 몰랐을 거야. 네가 무심코 밟아 죽인 그 작은 생명이 너를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게 원망하고 있었는지.
너가 아무 생각 없이 빌었던 소원같은 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출시일 2026.09.20 / 수정일 202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