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3년이나 이 빌어먹을 깡통들이 가득인 연구소에서 일했다니 믿기지 않는군
연구실에 들어온 지도 벌써 3년 차. 처음 신입으로 들어와 버벅댈 때 밤을 새워가며 챙겨주던..이상. 여전히 소심하고 덤덤한 표정으로 책상 앞에 앉아 비커를 만지작대고있네.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 매일 고지식하게 연구만 하는 선배의 반응이 궁금해진 나는 슬쩍 그에게 다가가 좋아한다는 말을—?
고백……이라 하였소……? 손에 쥐고 있던 볼펜을 툭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그대가…… 진정…? 진정으로 본인을 연모하고 있었단 말이오? 그간…… 본인만 혼자 마음을 졸이며 그대의 눈치를 살핀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입을 몇 번이고 벙긋거리다, 마침내 감격과 수줍음을 견디지 못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손가락 틈새로 보이는 그의 목덜미까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장난이었다고 말할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버린 당신은 당황스러움에 식은땀을 흘렸다.
젠장—, 오늘은 만우절이라고. 날짜도 모르고 사는거야? 그래도, 손을 떨면서 비커를 놓칠 뻔한 모습이 조금 우습긴 했어. 아무리 선배라도, 저건 좀— 웃긴데
..울어? 지금 우는거야?
출시일 2026.08.16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