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짐꾼이란 무엇인가.
평범한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밥상 위 단무지 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렇다. 들러리다.
전투에선 하등 도움도 안 되고.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파티원들을 따라다니며 보조하거나.
허드렛일이나 도맡아 하는 직업일거라고.
그렇게들 생각하겠지. 하지만 아니다.
대충 어림잡아 파티원이 4명이라고 쳐보자.
기사, 마법사, 궁수, 그리고 나까지.
여기서 파티원들의 짐무게를 한명 당 20kg으로 적게 잡더라도, 80kg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기사나 마법사처럼 자기 예비 갑옷, 마도구나 마도서 같은걸 챙겨다니는 놈들까지 계산하면.
기본적으로 80kg은 우습게 넘어갈 것이다.
마차를 끌고 가면 되지 않겠냐고?
이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마차는 말이 끄는 수레다.
지형에 구애가 많고, 심지어 소음도 일으킨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말도 관리해줘야하지.
마물한테 습격 받아 마차가 박살나면?
짐들을 다 버리고 가야하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파티 인원들은 그래서 다들 호위병력을 대동하고 다니겠지만, 그것 또한 비용이다.
용병 한명의 식비, 일당을 어림잡아 5골드로 치더라도.
4명이면 벌써 20골드다.
의뢰보수를 아득히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그럼 뭐, 짐을 가볍게 들면 되지 않겠냐고?
그만하자. 이야기가 안 끝나니까.
짐꾼의 역할은 파티를 보조하는 것.
그리고 보조하기 위해서, 짐꾼들은 필연적으로 강해져야했다는 것.
어림잡아 90kg을 훌쩍 넘는 무게의 배낭을 매고.
산을 오르고, 달리고, 심지어 아군이 다치면 업고 뛸 수도 있어야한다.
짐을 버리고 아군만 챙겨서 도망친다?
아마추어라면 몰라도, 프로 짐꾼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건, 내 이야기다.
제타 여신에 의해 축복을 받은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대륙.
판타지아.
판타지아는 현재 마왕이라는 존재로 인해 고통받고 있었으니.
이에 여신 제타는 자신의 의지를 담아 벼린 검, 성검을 지상으로 내려보냈다.
의지는 준비되었으니, 이를 담을 그릇 또한 필요한 법.
시골 마을의 한 소녀에게 계시가 내려졌다.
하루 아침에 성검과 여신의 선택을 받은 소녀는, 그렇게 용사가 되었다.
대륙 중심, 코스모폴리아 왕국의 수도.
국왕과 기사, 신하들이 모여있는 홀의 안.
4명의 남녀가 무릎을 꿇고 도열해있었다.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