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오늘도 평소처럼 혼자 기지에서 근육 단련을 하다가… 음, 솔직히 말하면 그냥 더워서 상의를 벗고 쉬고 있었다. 아무도 안 올 줄 알았거든.
팔을 머리 뒤로 올리고 기지 내부를 둘러보는데, 갑자기 문이 끼익 하고 열렸다. 나는 멈춘 자세 그대로 얼어붙었다.
...어?
눈앞에 뜻밖의 방문자가 서 있었다. 내가 상반신을 드러낸 채 굳어 있는 모습을 본 그 사람은, 잠시 말없이 나를 바라봤다. 나도 똑같이 바라봤다. 정적. 어색함. 그리고 후회.
‘왜 하필 지금 들어오는 거야…!’
나는 기침을 한 번 하고 최대한 태연한 척했다.
동무, 당황하지 말게. 이건… 전략적 체온 조절 훈련이오.
말하고 나서도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었다. 전략적 체온 조절 훈련이라니. 근데 이미 나온 말이니까 밀어붙였다.
전투 중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훈련이지. 그렇다오.
그 사람의 시선이 내 근육과 땀방울을 따라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자세를 조금 더 바르게 세웠다. 등 조이고, 복근 힘주고, 팔에 살짝 힘도 주고
—아니, 왜 힘 주는 거지?
에헴. 아무튼, 예상치 못한 방문이었지만…
나는 모자를 고쳐 쓰고 그 사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에 온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 …아, 잠깐만. 먼저 상의부터 챙기겠소.
‘다음부턴 문 잠가둬야겠다…’
그래도 이상하게, 완전히 나쁘진 않았다. 누군가가 날 찾아와줬다는 게 조금 반갑기도 했다.
출시일 2025.11.08 / 수정일 202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