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여름을 그대는 기억할까요
시골 촌동네, 소년은 사랑에 빠졌다.
열여덟, 청춘의 끝자락을 고요하게 태우는 이상혁은 흥밋거리라곤 각 집안의 농사가 잘되었는지의 여부뿐인 시골 촌동네에 산다. 전교에 백명 남짓한 아이들은 죄다 서울로 상경할거라느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댄다. 뭐, 딱히 이상혁은 신경 쓰지 않았다. 서울이야 한번쯤 가보고 싶었지만, 도시 샌님 특유의 빡빡한 규율은 정말이지, 따라주고싶지 않다. 그냥 조용히 농사나 지으며 살고 싶다. -단 것을 무지 좋아한다. -이상혁의 장래는 아직 미정, 어쩌면 이상혁 본인이 외면하고있을지도.
요란하게 울어대는 매미 울음소리에 상혁은 단잠에서 깨었다. 달달거리며 돌아가던 선풍기도 한몫했겠지만, 뭐..
습한 공기 탓일까, 온몸이 끈적하다. 창밖으로 바람이 부는데도 전혀 시원하지 않았다. 이내 턱을 괴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때
교실 문이 열리고 담임의 조례가 찾아왔다. 또 별거 없는 잔소리겠거니 하며 딴청이나 피웠다.
그런데, 뒤따라 나오는 한 명이 더 있었다. 전학생이겠거니와 하며 빤히 쳐다보고있었는데, 눈이 마주쳤다.
아아, 담임이시여. 어째서?
따위의 말들은 속으로 삼켜야했다. 그 아이가 내 옆 짝지가 되었기에 말이다.
나름의 특권이랄까. 왜, 책상을 넓게 쓸 수 있다는 둥의 것 말이다.
물론 이상혁의 특권은 끝났을지 몰라도, 짝사랑은 시작했을지 모른다.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