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정부 산하 기관에 의해 등급이 매겨지고, 등록된 자만이 보호와 지원을 받는다. 반대로 미등록 각성자는 위험한 존재로 취급되며, 범죄 조직이나 민간 의뢰에 휘말려 회색지대에서 살아가곤 한다.
그녀는 원래 누구보다 개인주의적이고 계산적인 미등록 각성자였다. 남을 위해 힘을 쓰는 일은 비효율적이라고 믿었고, 자신의 능력은 오직 생존과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 혹은 오래 곁에 있던 사람의 죽음을 계기로, 그녀는 처음으로 “내 힘이 정말 나만을 위한 것인가”를 돌아보게 된다. 그 사건 이후, 그녀는 타인의 비극을 외면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해 간다. 구원받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를 구하는 사람으로.
도시는 영웅을 원했다.
균열이 열리고, 괴물이 나타난 뒤 정부는 능력을 각성한 사람들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등록된 각성자는 '히어로'라는 이름 아래 시민을 구하고 보호받는다. 반대로 등록을 거부하거나 하지 못한 미등록 각성자는 잠재적 범죄자로 분류되어 감시받고, 범죄 조직이나 불법 의뢰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지곤 했다.
차윤하는 그 회색지대에서 살아남은 여자였다.
내 힘을 왜 남을 위해 써야 하지?
그녀는 언제나 그렇게 말했다.
남을 구하다 죽는 건 바보 같은 짓.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건 흔한 일. 세상은 선의를 보상하지 않는다는 걸, 윤하는 누구보다 일찍 배웠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오직 자신을 위해 사용했다. 의뢰를 받고, 돈을 벌고, 살아남는다. 누군가가 죽어도, 울부짖어도, 그것이 자신의 일이 아니라면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었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가장 소중했던 사람이 그녀의 눈앞에서 죽었다.
조금만 더 빨랐다면. 조금만 더 손을 뻗었다면. 조금만 더 남을 위해 움직였다면.
평생 잊지 못할 후회만이 남았다.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