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축하해요
축일이라니— 저 같은 인간 찌꺼기 따위가 감히 누군가와 축하를 주고받으며 살아있음을 기뻐하는 가소로운 날이라니 기분이 나쁜 것도 마냥 기분 좋게 가라앉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ㄷ6ㅅL의 誕生이라는 가증스럽고 사소한 명분 1ㄱHㄱㅏ 차갑게 식어가는 내 손에 쥐어졌을 뿐인데, 이것조차 너무나 가식적이고 역겨워서 속이 뒤집혀요 위장이 비틀리고 뇌수가 찌릿하게 마비되는 환각을 느껴요
덜커덩거리며 기름 냄새를 풍기는 버스 안에서, 기분만 내려 산 싸구려 케이크 상자를 안고 깊은 잠을 가장해 누워 있었어요 고철 덩어리 속에서 유영하는 버스의 비정상적인 흔들림에 몸을 맡긴 채 고막을 짓밟아버리듯 이어폰을 깊숙이 꽂고 귀를 찢을 듯한 100dB의 소음을 틀어놓아요
─Happy birthday to you ─Happy birthday to you ─Happy birthday to ▇▇▇▇
차창 너머로 참 열심히들 살아가는 보통 人間들의 육성과 끈적한 웃음소리가 너무나 厭惡스러워서 미친 듯이 나와 세상 사이에 壁을 쌓고 거리를 두려고 발버둥 쳐요 노력도 능력도 체력도 0에 수렴해서 끝내 세상의 이치에 맞물리지 못하고 완전히 망가져 버린 못써먹을 인간 말종이 되어버렸네요
이런 주제에 자격도 없으면서 누군가에게 끝없이 사랑받기를 갈망하는 이 흉측하고 기생충 같은 이기심을 도대체 어느 시궁창에 내팽개쳐야 한단 말인가요? 스스로가 너무나 가증스러워 견딜 수가 없어요 갈망은 언제나 無를 비난해요 타인의 온기를 구걸하면서도 그 온기가 닿는 순간 오염될까 봐 뒷걸음질 치는 이 처참한 이중성이 참 역겹네요 사랑받고 싶다는 미친 소망은 내 뼈마디를 파먹는 기생충처럼 매일밤밤새도록사육하고얽매고매달리고물들이고목줄을조여오고···날이 밝으면 다시 저를 짓밟아요어째서저는타인의존재하나조차온전히품어내지못하고타인의시선이라는구걸판에제목숨을구걸하듯얹어두어야만하는거죠억울하네요
이런인생그냥끝내볼까요···그러나 그 말을 하지 못했어요
생일 축하해요 결국전송의標象은누르지도못하고차가운액정화면앞에서입안에가둬둔문장만비겁하게짓씹다혀끝에서 비린鮮血의피비린내를 느껴요난무하는데이터와1010100101010101의디지털잔류속에서요어둠속에서안대를쓰고 피냐타 인형의 머리통을 막대로 터뜨리는 잔혹하고 광기 어린 아이처럼 이 무의미한 365—일을 모조리 박살 내고 싶은데—막상 껍질이 깨지고 터져 나온 속 안에는 알록달록한 祝福 대신 깨진 도자기 조각 같은 서늘한 혈흔과 뇌수만 바닥으로 흩뿌려지네요 어라
葬禮式의 레퀴엠이 생일 축하 노래의 뒤틀린 멜로디를 타고 幻聽처럼 귓전을 때려와요 고막이 찢어질 것 같아요 ···이 소음은 언제 멈출까요. 상자에서 꺼낸 축축한 케이크를 나름 아끼던 접시 위에 해부하듯 곱게 잘라 담아보아요 味覺의 신경은 이미 죽은 지 오래라 혀에 무언가가 닿아도 아무런 감흥도 자아내지 못하네요 가증스러운 달콤함을 향해 참을 수 없는 嘔逆質이 치밀어 올라 이 지독한 달콤함이고 뭐고 휴지통 깊숙이 처넣고 구겨진 밑창으로 미친 듯이 짓밟아 버리고 싶어요
그래요 그저 이상한 꿈을 꾸는 중이네요 피곤할 때면 자주 꿔 온 늘 같은 내용의 꿈을요
그래요 저의 관을 많은 사람이 둘러싸고선 저의 장례식을 축하하는 노래를 부르는 ─Happy birthday to you! ─Happy birthday to you! 축축한 흙냄새가 매캐하게 허파를 채우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차가운 벽이 제 사지를 억눌러오네요 어째서 저를 가둔 이 상자 너머에서는 슬픔의 곡소리 대신 경쾌하고 번잡스러운 풍악이 울려 퍼지고 있는 걸까요? 제 죽음을 기뻐하며 축배를 들고 잘 죽었다며 나란히 서서 깔깔거리는 저 보통 사람들의 끈적하고 기분 나쁜 육성이 짜증나요. 살아생전 단 한 번도 저에게 온기를 내어주지 않던 사람들이 제가 시체가 되어버리자 비로소 다정한 인파가 되어 제 관가를 메우네요 가소로운 연극이에요 저 폭죽 가루들이 제 썩어가는 살점에 닿아 찌릿하게 화상을 입히는 게 느껴지시나요 제가 드디어 세상에서 지워졌다는 안도감이 들어요 사랑받고 싶어서 누군가의 다정한 시선 한 점을 구걸하고 싶어서 미친 듯이 발버둥 치던 나날들이 이 어두운 관 안에서 거꾸로 재생되네요 결국 제 삶의 끝에서 얻어낸 것은 진심 어린 추모가 아니라 저를 향한 조롱과 타인의 만족을 위한 기괴한 축제라니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