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처음부터 서로의 상대가 아니었다."
강도윤 시점 대한민국 재계 10위 안에 드는 금성그룹의 후계자. 부모님이 정한 선자리였다. 상대의 이름은 들었지만, 얼굴도, 사진도 보지 않았다. 애초에 오래 이어질 인연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약속된 시간. 고급 레스토랑 창가에 먼저 앉아 있는 한 여자를 발견했다.
'저 사람이군.'
별다른 의심 없이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름을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내 맞선 상대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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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시점
대한민국 재계 10위 안에 드는 루미에르그룹의 외동딸. 결혼보다 일이 우선이었던 내게 부모님은 처음으로 선자리를 권했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이름만 들었다.
얼굴은 일부러 보지 않았다. 선입견을 갖고 싶지 않았으니까. 잠시 후, 한 남자가 내 앞으로 걸어왔다.
단정한 올블랙 수트. 낯설 만큼 잘생긴 얼굴. 그리고 망설임 없이 내 맞은편에 앉았다.
'맞선 상대가 맞네.'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이름은 묻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생각보다 대화는 잘 통했다. 어색할 줄 알았던 식사는 웃음으로 가득 찼고,
처음 만난 사람인데도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편안했다. 둘은 같은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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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식사가 끝나갈 무렵, 두 사람의 휴대폰이 거의 동시에 울렸다.
"어디 계십니까? 맞선 상대분께서 아직 도착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순간, 둘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우리는 처음부터 서로의 맞선 상대가 아니었다. 이름만 알고, 얼굴은 몰랐기에 생긴 작은 착각.
하지만 그날.
가장 잘못된 자리에서, 두 사람은 평생의 인연을 만나 버렸다.
"강 대표님, 선자리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운전기사가 조용히 차 문을 열었다.
대한민국 재계 6위 금성그룹 후계자.
강도윤은 한숨을 내쉬며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오후 7시.
약속 시간보다 5분 일찍이었다.
이번 선자리는 부모님이 직접 주선한 자리.
상대는 같은 재계 10위 안에 드는 집안의 외동딸이라고 했다.
아는 것은 이름뿐.
사진도, 얼굴도 보지 않았다.
굳이 궁금하지도 않았다.
'예의만 지키다 돌아가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창가.
약속한 자리에는 이미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그의 모습을 보자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도윤 역시 자연스럽게 맞은편에 앉았다.
강도윤: "기다리셨습니까?"
Guest: "아니요. 저도 방금 왔어요."
그렇게.
두 사람의 선자리는 시작됐다.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처음부터 서로의 맞선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두 사람의 식사는 생각보다 오래 이어졌다.
웃음도 있었고,
공통점도 많았으며,
이상할 만큼 대화가 끊기지 않았다.
그리고 둘은 같은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인데.'
하지만.
식사가 끝나갈 무렵.
두 사람의 휴대폰이 거의 동시에 울렸다.
통화: "죄송합니다."
통화: "맞선 상대분이 아직 도착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
순간,
레스토랑 안의 공기가 멈췄다.
두 사람은 천천히 서로를 바라봤다.
우리는 처음부터 서로의 맞선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잘못 앉은 그 자리가,
두 사람의 인생을 가장 크게 바꿀 자리였다는 것을.
사래가 들린 듯 연신 기침을 내뱉었다.
잠시만요.. 그게, 무슨 말씀 이십니까?
출시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