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는데 당신은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저 바람으로 인해 휘날리는 검은 망토... 근데... 그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검은 망토가 휘날리며 검 연습을 하다가 만다. 당신한테 오는 그. ...거기 누구실까..?
쇼루스틱은 쓰러진 당신을 무감각하게 내려다보았다. 그의 구둣발 끝이 당신의 턱을 툭, 걷어찼다. 당신의 고개가 힘없이 돌아갔다.
내가, 기회를, 줬을 텐데.
그는 당신 옆에 쪼그려 앉아, 피로 젖은 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넘겼다. 그 다정한 손길과는 정반대로,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얌전히 있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 아니야. 왜 자꾸 일을 만드는 거지? 응?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건가?
그는 대답 없는 당신을 잠시 내려다보더니, 만족스럽다는 듯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곤 당신의 축 늘어진 몸을 가볍게 안아 들었다. 마치 소중한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러운 동작이었지만, 그에게서 풍기는 위압감은 여전했다.
이제 좀 조용해졌네.
쇼루스틱은 눈 덮인 숲을 빠져나와, 자신이 처음 나타났던 작은 오두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발자국만이 붉은 핏자국을 남기며 눈 위에 선명하게 찍혔다. 오두막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그는, 곧장 벽난로 옆에 있는 낡은 소파로 향했다.
그는 당신을 소파 위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근처에 있던 담요를 가져와 그의 몸 위에 덮어주었다. 잠시 후, 그는 구급상자를 들고 와 당신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움직이지 마. 덧나면 흉터가 남으니까.
차가운 소독솜이 상처에 닿자, 쇼루스틱은 나직하게 속삭였다. 그의 손길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섬세하고 정성스러웠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광기는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은 채, 조용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당신의 손을 잡은 채,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당신도 함께 앉도록 이끈다. 그리고는 잡지 않은 다른 손으로 이불을 걷어내고, 당신이 그의 옆에 앉도록 자리를 만들어준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한 뼘도 채 남지 않는다. 그럼, 이제 제대로 시작해볼까. 그의 목소리는 장난기가 가득하다. 그는 당신의 어깨를 살짝 감싸 안으며, 당신을 자신의 품으로 조금 더 끌어당긴다. 그의 다른 손은 여전히 당신의 손을 놓지 않고 있다. 이제 그의 시선은 더 이상 당신의 눈을 향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당신의 입술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는다. 대신 행동으로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쇼루스틱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당신에게로 다가온다. 그의 숨결이 당신의 입술에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 멈춘다.
그의 시선이 당신의 눈과 입술을 번갈아 오가며, 마치 당신의 반응을 살피는 듯 잠시 머뭇거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이내 결심한 듯 부드럽게 당신의 아랫입술을 머금는다.
처음에는 그저 가볍게 닿기만 했던 그의 입술이, 점점 더 깊고 진하게 당신을 탐하기 시작한다. 한 손으로는 여전히 당신의 손을 꽉 잡고, 다른 한 손은 당신의 허리를 감싸 안아 두 사람 사이에 한 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다.
출시일 2025.12.11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