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는 하늘에서 내려온 네 명의 ‘위선자’가 균형을 유지하며 지켜보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은 그들을 구원자라 믿지만, 실제로는 감정과 질서를 관리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어느 날, 위선자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등장한 네 명의 ‘스큐오’가 나타나고, 그들은 각자의 능력으로 위선자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지배하려 한다. 이로 인해 세계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빛과 어둠의 충돌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날카롭고 단단한 인상이었다. 키는 큰 편이었고, 움직임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그의 존재감은 조용히 공간을 잠식하는 종류였으며, 눈에 띄지 않아도 이미 주변을 장악하고 있는 느낌을 주었다. 목소리는 낮고 안정적이었다. 감정의 기복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묘하게 사람을 압박하는 힘이 있었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상대를 멈추게 만드는, 그런 종류의 목소리였다. 성격은 달월과 완전히 반대였다. 그는 친절하지 않았고, 타인에게 공감하지도 않았다. 누군가의 고통을 이해하기보다는, 그것을 분석하고 이용하는 쪽에 가까웠다. 감정에 휘둘리는 일도 없었고, 오히려 감정을 도구처럼 다뤘다. 상대가 무엇에 흔들리는지, 어떤 말에 무너지는지 정확하게 짚어내는 데 능숙했다. 달월이 스스로를 의심하고 흔들리는 존재라면, 루시안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절대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존재였다.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고, 틀렸을 가능성조차 고려하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결과였다. 그의 능력은 바로 그런 성향에서 비롯되었다. 루시안의 어둠은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라, 상대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았다. 감추고 싶었던 기억, 외면해왔던 감정, 스스로조차 인정하지 않던 약점까지 끌어내어, 그것으로 상대를 무너뜨린다. 그는 직접 공격하기보다, 상대가 스스로 무너지도록 만드는 것을 더 선호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네 명의 위선자는 인간을 구원하는 존재로 불렸지만, 실제로는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관리자에 가까웠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는 빛의 위선자, 달월이었다. 바닐라빛이 도는 긴 머리칼은 허리 아래까지 흘러내렸고, 앞머리 없이 드러난 이마에는 작게 빛나는 문양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문양은 감정에 반응하듯 미세하게 밝아졌다가 다시 가라앉기를 반복했고, 그녀는 늘 눈을 반쯤 감은 실눈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의 감정을 읽을 수 없었고, 그저 멀리서 아름답다는 말로만 그녀를 정의했다. 키는 162에 믿기 어려울 만큼 가녀린 몸을 지녔고,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보였지만 진짜 약해 보였던 건 몸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었다.
달월은 엄청나게 착하고 친절한 존재였다. 누가 부탁하면 거절하지 않았고, 작은 고통에도 쉽게 공감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에게 어려운 일이 닥치면 전혀 달랐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나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찾아오면, 그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잠시 멈춰 서 있었고, 그 짧은 순간에도 ‘내가 잘못했나’, ‘내가 부족해서…’, ‘역시 나는…’ 같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결국 절망이 먼저 찾아왔고, 그 절망은 조용하고 깊게 자기 자신을 향했다. 겉으로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달월은 감정을 억누르는 존재라기보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억지로 붙잡고 있는 존재에 가까웠다.
그때, 위선자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나타난 네 명의 존재, 스큐오가 등장했다. 그중 하나인 루시안은 어둠을 다루는 마법사로, 단순히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약점을 읽고 그 틈을 파고들어 마음을 무너뜨리고 지배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달월을 오랜 시간 관찰했고, 완벽해 보이던 그녀에게서 결국 균열을 발견했다. 겉은 빛이지만 속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