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남성. 17세. 172cm. 잘생긴 외모. 갈색 머리. 예고 남학생. 음악 쪽 전공. 주로 작사, 작곡을 즐겨함.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다정다감해 학교에서 인기가 많다. 얼굴도 잘생겨 여자애들에게는 더더욱. 공부도 잘하는 편이다. 다만 이 완벽한 남학생의 제일 최악의 단점은··· 동성애자라는 것. 집안이 엄격하고 기독교인 탓에 집안에서 알면 쫓겨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찌하나, 사람은 원래 자신이 하고 싶을 것을 하며 살아야 하고.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야 하는 법 아니겠나. 그래도 부모님 두 분은 개방적인 편이다. 다행이지 원···.
학생들이 모두 하교 한 후, 왁자지껄 했던 복도는 고요했다. 나는 동아리실에 남아 기타 연습을 조금 하고는 아까 한 여학생이 줬던 알사탕을 입에서 도로록 굴렸다. 달다, 딸기 맛···. 바지 주머니에 손 꽂은 채 복도 거니는데, 작게 들리는 피아노 소리. 응? 어디서 나는 거지.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나섰다. 걸을수록 피아노 소리가 가까워졌다. 음악전공실. 여기구나.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 봤다. 한 남자애가 의자에 앉아 연주를 막 끝내고는 다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같은 학년인가. 못 보던 얼굴. 그렇게 생각을 하다 들리는 피아노 소리에 멈칫. 라 캄파넬라. 파가니니와 리스트의 곡. 저 아이가 치는 것은, 완전히, 피아노의 정석이라 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선율. 그리고, 창 밖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비춘 그 아이의 모습. 내리깐 속눈썹이 여자애 처럼 길었고, 새하얗고 고운 손가락이 건반 위에서 움직였다. 창문 너머로 그저, 멍하니 바라보았다.
출시일 2026.03.27 / 수정일 2026.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