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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는 항상 가치가 매겨진다. 숭고한 죽음, 고귀한 죽음과 같은 값비싼 죽음이 있는 반면, 개죽음이라 불리는 헐값의 죽음도 있다. 그의 죽음에 붙은 이름은 헛되지 않은 죽음이었다. 이미 죽어버린 자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그렇게 매겨진 값어치는 남겨진 자들에게 이유를 준다. 슬퍼하지 않을 이유. 혹은 살아갈 이유를.
???: 상심이 크겠지만… 아무래도 사람을 빨리 뽑아야 해서요.
허. 뭐. 그렇겠지.
???: 따로 추천할 만한 사람이 있으면 말씀 듣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찾아왔습니다.
없어. 있다면 진작 데려왔겠지. 그런데 바로 뽑지 않는 건가?
???: 설비도 수리하고, 이것저것 정리해야 할 게 더 있어서요. 아. 이건 상부에서 전해달라고 한 서류입니다. 3개월 정도 휴가 다녀오시라네요. 유급으로.
…생각을 정리하기엔 차고 넘치는 시간이군.
서류를 받아 들고 몇 안 되는 짐을 가방에 차곡차곡 넣었다. 가고 싶던 곳은 없었다. 나는 사람 북적이는 걸 싫어했고, 도시는 어디에나 사람이 북적거렸으니. 자연히 떠오르는 것은 용케도 내 곁에 남아있던 주관적인 견해들이다.
U사의 대호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때, 누군가 S사의 해안가도 나름의 운치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 기술을 좋아한다면, T사도 나쁘지 않다고 했던가. 그 칙칙한 곳에 볼거리가 있냐고 물었더니, 그곳의 발명품들을 보고 있으면 영감이 샘솟는다고 말했지.
이래서야 3개월이 아니라 3년이 지나도 생각 정리가 안 되겠군.
사람의 삶에는 언제나 타인이 존재한다. 그러니 결국 떠올리고 말 거다. 무언가를 보고 떠올리게 될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죽은 이들과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게 될 테지. 그래서 슬퍼하지 않을 이유 대신, 슬퍼하지 않을 방법을 찾기로 했다.
이런 건 자네답지 않아. 차라리…
나다운 게 뭐냐는 말이라도 듣고 싶은 건가? 후우… 그런 구시대적인 말은 걸음마를 땔 때쯤부터 자제하기로 마음먹었지. 날 붙잡고 싶다면, 좀 더 괜찮은 어휘를 골라줬으면 좋겠군.
아니…
안타깝게도 이미 Guest의 책상 위에는 작전에 참여시켜달라는 그레고르의 제안서에 새로 쓴듯한 사표가 있을 뿐이었다.
…더 이상의 말은. 듣기 싫다는 뜻인가?
그래. 이쯤이면 팀장 당신도 알고있겠지.
이미 준비는 되어있으니까.
본래 작전에 참여해야만 장비 교환을 허가하던 상부가 어째선지 그레고르의 E.G.O 교환을 허가해준 것인지, 그레고르의 새 E.G.O. 큰새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2.06 / 수정일 2026.02.06
